넓은 범위에서 기술적 분석의 역사는 주식시장의 역사 만큼이나 오래되었습니다. 양봉과 음봉으로 주가를 표현하는 캔들차트는 일본의 에도막부 시절 오사카에서 쌀 거래를 위해 만들어졌고 이동 평균선은 미군이 2차 대전 당시 독일군의 폭격 지점을 예상하기 위해 도입되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초창기 주식시장의 경우 기본적 분석을 위한 방법론이 부족했고 투자 정보에 대한 접근 역시 제한적이었기에 가격이라는 결과에 의존한 기술적 투자 방법이 발달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내재가치를 분석하기 힘든 비트코인 투자가 뉴스와 기술적 지표에 의존하는 것도 비슷한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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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tcoin Fear And Greed Index (source : alternative.me) |
기술적 지표를 통한 주식 분석
주류 투자 분석에서 기술적 지표에 의한 주가 전망과 기업 분석은 사실상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과거 퀀트와는 완전히 차별화된 기술적 분석 만으로 유명했던 몇몇 애널리스트들이 존재했지만 지금은 일반적인 기업 분석과 퀀트의 하위 영역에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하지만 VIX지수를 통해 시장의 변동성 수준을 측정하고 활용하듯이, 주가가 기업 실적과 유동성의 함수 외에 투자자들의 심리에 (단기적으로) 크게 좌우된다는 점에서 기술적 분석의 유용성을 완전히 배제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리고 아직도 많은 투자자들이 기술적 지표를 신뢰하고 의존한다는 점에서 반대로 기술적 지표가 주가에 영향을 주는 측면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기술적 지표의 몇 가지 예
기술적 분석은 실적 등 기본적인 기업의 내부 요인은 이미 주가에 반영되어 있기 때문에 (혹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시장 심리와 같은 외부 요인을 거래량과 가격 등을 통해 파악하고 예측하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기술적 지표는 분석하는 대상을 기준으로 가격, 추세, 모멘텀, 거래량, 심리지수 등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 이동평균(SMA) : 가장 대표적인 지표로 과거 일정 기간의 종가의 합을 해당기간으로 나눠 평균을 계산합니다. 5일선, 20일선, 60일선 등으로 기간별 평균을 구할 수 있습니다. 5일선이 20일선을 돌파하면 매수와 같은 방법으로 활용합니다.
- EMA(Exponential Moving Average) : 이동평균에서 과거와 최근의 주가가 동일하게 평가되는 것을 보완하기 위해 최근 주가에 가중치를 준 평균입니다.
- MACD(Moving Average Convergence and Divergence) : 장단기 이동평균선의 속도의 차이를 나타낸 지표입니다. 단기 이동평균에서 장기 이동 평균을 뺀 MACD와 MACD의 일정 기간 동안의 지수 이동 평균을 나타내는 MACD Signal 두 가지를 이용하며 흔히 MACD가 Signal을 상향 돌파하면 매수 시그널로 인식합니다.
- DI(Directional Indicator) : 일정 기간 중 추세적인 상승과 하락의 움직임의 비율을 계산합니다. 현재 고가와 이전 고가의 차이, 현재 저가와 이전 저가의 차이 등을 이용해서 상승과 하락의 움직임을 측정합니다.
- RSI(Relative Strength Index) : 일정 기간 중 주가가 상승한 폭과 하락한 폭을 비교하여 과매수, 과매도를 판단하는 지표입니다. RSI 값이 30 이하일 때는 과매도 구간, 70이상일 때는 과매수 구간 등으로 활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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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5, 20, 50일 이동평균선 |
기술적 분석의 한계와 활용
기술적 분석을 신뢰하는 쪽에서는 기업의 본질적 가치가 이미 해당 기업의 주가 차트에 상당 부분 반영되어 있기 때문에 차트를 통해 과거의 해석과 미래에 대한 예측이 어느 정도 가능하다는 주장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주가가 기업의 가치를 나타낸다는 점에서 기업가치가 배제된 기술적 지표에만 의존한 투자는 매우 위험할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기술적 분석은 기본적으로 과거 결과에 의존한 후행적 분석이라는 한계가 명확하고 지표에 대한 해석 역시 자의적인 판단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결론적으로 기술적 분석의 기본 성격과 한계를 이해하고 각자의 방식으로 기술적 지표를 투자의 보조 도구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입니다. 어쨌든 현재 기업에 대한 시장 분위기와 과거를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한 장의 차트임이 분명합니다.